옛날 시계만 파는 우리 동네 골동상점
시간이 멈춘 공간, 골동상점의 첫인상
우리 동네 구석진 골목을 지나면 조용한 간판 하나가 보여요. ‘OO시계골동품’이라는 이름의 작은 가게인데, 안에 들어가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아요. 삐걱이는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종소리와 함께 나무 냄새, 오래된 기계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혀요.
벽에는 뻐꾸기시계, 손목용 태엽시계, 앤틱 탁상시계가 가지런히 걸려 있어요. 어떤 시계는 70년대, 어떤 시계는 100년이 넘었다고 해요. 조용한 공간에선 ‘째깍째깍’ 소리만이 들리고,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요.
골동상점 주인의 이야기: “시계는 추억을 담는 그릇이에요”
이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아저씨는 60대 초반의 조용한 분이에요. 30년 넘게 시계를 고치고 수집해왔고, 이 골동상점은 그의 인생 그 자체라고 해요.
- Q. 왜 옛날 시계만 파세요?
“새 시계는 많지만, 옛날 시계는 하나하나 이야기가 있죠. 어떤 건 전쟁 중에 쓰이던 것이고, 어떤 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선물한 시계예요.” - Q.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어느 중학생이 고장 난 뻐꾸기시계를 들고 왔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선물해 준 거래요. 꼭 고쳐달라고 울먹이며 부탁했죠. 결국 며칠 밤을 새워 고쳤고, 그 아이는 두 손으로 꼭 안고 갔어요.”
아저씨는 시계를 팔기보다, ‘이어준다’는 표현을 자주 써요. 시계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해서, 그 시계를 사랑했던 누군가의 마음까지 이어주는 거죠.
지금은 보기 힘든 보물 같은 공간
요즘은 스마트워치를 차는 시대지만, 이곳에서는 여전히 태엽을 감는 손목시계와 매시간 뻐꾸기가 나오는 시계가 중심이에요. 시계 하나하나에 이름표가 달려 있고, 그 밑에는 언제, 어디서 만들어졌는지가 적혀 있어요.
가끔 지나가던 아이들이 호기심에 들어오면, 아저씨는 시계 하나를 꺼내 직접 태엽을 감게 해줘요. 아이들은 신기한 듯 눈을 반짝이며 시계가 움직이는 걸 바라봐요. 그런 모습을 보면, 이 작은 골동상점이 단순히 시계를 파는 곳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감성을 보관하는 공간이라는 걸 느끼게 돼요.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과거의 시간을 느껴보고 싶다면, 우리 동네 이 골동상점에 한 번 들러보는 건 어떨까요?